한국 예절은 백 개의 규칙 목록이 아니에요. 매번 빠르게 묻는 두 가지 질문이에요.
두 가지 질문이에요. 상대방보다 나이가 많은지 적은지, 그리고 어떤 관계인지. 동료인지, 낯선 사람인지, 친구의 친구인지, 고객인지, 이웃인지. 그다음에 나오는 거의 모든 규칙은 이 두 질문의 답을 상황에 맞게 적용한 거예요. 누가 먼저 말을 걸지, 어디에 앉을지, 누가 술을 따를지, 누가 계산할지, 어떤 어미를 쓸지.
그래서 한국 예절은 밖에서 보면 막막하고, 안에서 보면 당연해 보여요. 백 개의 규칙을 외우는 게 아니에요. 두 질문에 답하고, 그 답이 나머지를 알아서 정리해 주는 거거든요.
외국인 거주자에게는 좋은 소식이 있어요. 관용의 폭이 넓어요. 나이 위계를 미리 알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고, 규칙을 어설프게라도 지키려는 쪽이 아예 안 하는 쪽보다 훨씬 따뜻하게 받아들여져요. 사람들이 보는 건 정확도가 아니라 노력이에요.
이 가이드는 일상적인 사회 규칙, 상세한 식사 예절, 음주 예절, 가정 방문, 공공장소 예절, 선물 규칙을 다뤄요. 상황별 심화 내용은 한국 BBQ 예절, 음주 문화, 경어법, 직장 위계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운영 체계: 나이와 관계
나이는 가벼운 대화가 아니에요
대화 초반에 나이를 묻는 건 캐묻는 게 아니에요. 한국어에는 중립적인 말투가 없거든요. 말하는 사람은 첫 문장부터 존댓말과 반말 중 하나를 골라야 하고, 그 선택의 기준이 나이예요. 태어난 해를 묻는 건 어떤 말투로 이야기할지 묻는 거예요.
같은 질문이 누가 먼저 술을 따를지, 어디에 앉을지, 누가 계산할지도 정해요. 담백하게 대답하는 쪽이 서로 편해요. 나이 계산 방식은 한국 나이 계산법 가이드에서 다루고 있어요. 한국은 상황에 따라 두 가지 이상의 방법을 쓰거든요.
격식은 아래로 내려가지 않아요
두 사람이 존댓말로 자리를 잡으면, 반말로 바꾸는 건 서로 합의가 필요한 단계예요. 보통 나이 많은 쪽이 말 놓을까요 하고 먼저 제안해요. 특히 나이 많은 쪽을 향해 혼자 반말로 바꾸는 건 진짜 실수예요. 외국인 거주자라면 상대가 먼저 권할 때까지 모두에게 존댓말을 쓰는 쪽이 안전해요.
눈치가 진짜 실력이에요
눈치는 분위기를 읽는 감각이에요. 어른의 잔이 비었다는 것, 자리를 정리할 때가 됐다는 것, 방금 그 질문이 사실은 부드러운 거절이었다는 것을 알아채는 거예요. 한국에서는 눈치가 빠르다, 눈치가 없다는 말이 성격 평가에 가깝잖아요.
완벽한 눈치가 필요하지는 않아요. 눈에 보이게 살피고 있으면 돼요. 행동하기 전에 주위를 한 번 둘러보는 것 자체가 이미 그 행동이거든요. 전체 내용은 눈치와 정 가이드에서 다루고 있어요.
인사, 손, 이름
절
쓸 수 있는 단계는 세 가지예요.
가벼운 끄덕임, 약 15도. 일상용이에요. 복도에서 동료와 마주칠 때, 계산원에게 고마움을 표할 때, 엘리베이터에서 이웃과 만날 때, 멀리서 아는 척할 때. 하루에 수십 번 쓰는 인사예요.
절, 약 30도. 확연히 나이 많은 분을 처음 만날 때, 면접, 연인의 부모님께 인사할 때, 공식적인 감사나 사과를 할 때.
깊은 절. 의례용이에요. 명절, 제사, 결혼식. 언제 하는지는 주변에서 알려 줘요.
각도를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눈을 마주치고 끄덕인 뒤, 고개가 내려갈 때 시선을 살짝 떨어뜨리면 외국인 거주자가 마주치는 거의 모든 상황에서 괜찮아요.
두 손이 가장 효과 좋은 습관이에요
이 가이드에서 하나만 가져간다면 이걸 가져가세요. 두 손으로 주고받거나, 오른손으로 주면서 왼손으로 오른쪽 팔뚝이나 손목을 받쳐요. 이런 상황에 다 적용돼요.
- 명함
- 현금, 결제 카드, 영수증
- 선물
- 은행, 병원, 관공서의 서류
- 음료 따르기와 받기
- 나이 많거나 직급 높은 사람에게 건네는 모든 것
한 손으로 준다고 큰일이 나지는 않아요. 다만 두 손으로 주면 매번 눈에 띄고 고맙게 받아들여져요. 가장 적은 노력으로 보낼 수 있는 존중의 신호거든요.
악수는 조금 달라요. 한국식 악수는 두 손으로 하거나, 오른손으로 잡으면서 왼손으로 오른쪽 팔뚝을 받치는 경우가 많아요. 가벼운 목례가 함께 따라와요. 악력은 서양 비즈니스 표준보다 부드러운 편이고, 세게 쥔다고 자신감으로 읽히지도 않아요.
명함
한국어 면이 위로, 받는 사람 쪽을 향하게 해서 두 손으로 건네요. 받을 때도 두 손으로 받고, 바로 넣지 말고 잠깐 읽어요. 회의 중에는 앞에 놓아 두면 돼요. 상대 앞에서 그 명함에 뭘 적거나 뒷주머니에 구겨 넣는 건 피해요.
이름과 호칭
이름만 부르는 건 아주 가까운 친구나 확연히 어린 사람이 아니면 거의 못 써요. 격식이 낮은 것부터 순서대로 볼게요.
- 전체 이름에 씨. 김민수 씨처럼요. 비슷한 직급의 동료에게 정중하고 안전해요. 나이 많은 분에게 이름만 부르고 씨를 붙이는 건 안 돼요.
- 직함에 님. 팀장님, 과장님, 교수님처럼요. 직장 기본값이에요. 한국 사무실에서는 직함이 이름보다 앞서요.
- 선생님. 원래 뜻은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직함을 모르는 거의 모든 어른에게 쓸 수 있는 존칭이에요.
- 사장님. 원래 뜻은 회사 대표지만, 가게 주인, 식당 주인, 택시 기사님을 부르는 표준 호칭이에요.
가족 호칭도 가족이 아닌 사이에서 자주 써요.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에게 이모, 여성들 사이에서 언니, 남성들 사이에서 형처럼요. 내가 먼저 꺼내기보다는 상대가 먼저 권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아요.
사소한 몸짓들
- 손짓은 손바닥을 아래로. 손가락을 자기 쪽으로 흔들어요. 손바닥을 위로 해서 검지를 구부리는 서양식 손짓은 강아지를 부르는 방식이에요.
- 가리킬 때는 손을 펴서. 검지나 젓가락으로 가리키지 않아요.
- 식사 중이나 회의 중에 코를 풀지 않아요. 한국에서는 조용히 훌쩍이는 것보다 훨씬 안 좋게 받아들여져요. 잠깐 화장실로 나갔다 오면 돼요.
- 거스름돈과 카드는 두 손으로 받아요. 최소한 그냥 내려놓게 두지 말고 손으로 받아요.
- 같은 성별 친구끼리의 신체 접촉은 자연스러워요. 팔짱을 끼거나 어깨에 손을 얹는 게 다른 뜻으로 읽히지 않아요.
식사 예절
방문객과 새 거주자가 가장 많이 관찰당하는 자리이자, 규칙이 가장 배우기 쉬운 자리예요.
음식이 나오기 전
자리 배치. 문에서 가장 먼 자리, 또는 입구가 보이는 자리가 상석이에요. 가장 나이 많거나 직급 높은 분 자리예요. 누가 자리를 안내해 주면 직접 고르지 말고 그 자리에 앉으면 돼요.
상 차리기. 막내가 수저를 나눠 놓고, 물을 따르고, 컵을 놓아요. 내가 그 자리 막내인데 수저가 아직 수저통에 그대로 있다면 그건 내 몫이에요. 시키기 전에 먼저 하면 점수가 확실히 올라가거든요.
기다리기. 상에서 가장 나이 많은 분이 숟가락을 들기 전에는 먹지 않아요. 새로 온 분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규칙이고, 진짜 눈에 띄어요. 첫술 뜨기 전에는 잘 먹겠습니다라고 해요.
수저
이 한 쌍을 수저라고 부르고, 역할 분담이 꽤 분명해요.
숟가락은 밥과 국. 밥은 젓가락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먹어요. 국이랑 찌개도 숟가락이에요.
젓가락은 반찬. 공용 접시에 놓인 것, 구운 것, 집어 올리는 건 다 젓가락이에요.
하나씩 써요. 숟가락과 젓가락을 양손에 동시에 들고 있으면 초보 표시예요. 하나를 내려놓고 다른 하나를 들면 돼요.
밥그릇은 들지 않아요.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밥그릇과 국그릇을 상에 둔 채로 먹어요. 그릇을 입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숟가락을 입으로 가져와요. 한국 밥그릇과 국그릇이 보통 묵직한 금속이나 도자기인 것도 이 관습이 자리 잡은 이유 중 하나예요.
밥에 젓가락을 꽂아 세우지 않아요. 밥에 꽂아 세운 젓가락은 제사상에 향을 올린 모습이랑 겹쳐요. 가벼운 실수가 아니에요. 보는 사람이 진짜 불편해해요. 젓가락은 그릇 가장자리에 걸치거나 받침에 올려 두면 돼요.
젓가락으로 음식을 찌르거나, 뭔가를 가리키거나, 손짓하지 않아요. 공용 접시를 뒤져서 원하는 걸 찾지도 않아요. 가장 가까이 있는 걸 집으면 돼요.
함께 먹는 음식
한국 상은 기본이 공유예요. 반찬도 공용이고, 가운데 놓인 찌개도 마찬가지예요.
가까운 쪽부터. 실제로 문제 삼는 건 같이 먹는다는 사실이 아니라, 상 건너편까지 팔을 뻗거나 더 좋은 조각을 찾아 접시를 뒤지는 행동이거든요.
공용 찌개는요. 전통적인 상은 다 같이 한 냄비에서 떠먹어요. 2020년 이후로는 개인별로 덜어 주거나 앞접시와 국자를 놓아 주는 식당이 많아졌어요. 상을 한번 보세요. 국자가 나와 있으면 국자를 쓰면 돼요. 잘 모르는 사람들과 먹는 자리라면 국자를 쓰는 쪽이 언제나 안전해요.
리필은 무료예요. 한국 식당에서 반찬 리필은 거의 어디서나 돈을 받지 않아요. 반찬 좀 더 주세요 하면 돼요. 대신 과하게 시켜 놓고 손도 안 대는 건 피해요. 그건 낭비로 보거든요.
먼저 덜어 드려요. 새 음식이 나오면 내 접시보다 어른 접시에 먼저 한 점 올리는 게 작지만 확실히 좋은 인상을 남겨요.
먹는 동안
후루룩 소리는 괜찮아요. 특히 면이랑 국이 그래요. 입을 벌리고 씹는 건 안 되고요.
상의 속도에 맞춰요. 혼자 훨씬 빨리 끝내거나 혼자 한참 늦어지면 눈에 띄어요. 막내는 어른을 보면서 속도를 맞춰요.
코를 풀지 않아요. 한국 음식이 매워서 절실해지는 순간이 오는데, 그럴 때는 자리를 잠깐 비우면 돼요.
쓰지 않는 손도 보이게 둬요. 상 위나 무릎 위에 올려 두면 돼요. 격식 있는 자리에서 한 손만 쓰고 다른 팔을 늘어뜨리고 있으면 흐트러져 보이거든요.
길에서 걸어 다니며 먹지 않아요. 산 가게 앞에 서서 먹는 건 자연스러워요. 인도를 걸으면서 먹는 건 아직 어색해요. 젊은 세대에서는 이 관습이 느슨해지고 있긴 해요.
직원 부르기와 계산
직원 부르기. 테이블에 호출 버튼이 있는 식당이 많아요. 그럼 누르면 돼요. 없으면 여기요, 저기요를 또렷하게 부르면 되는데, 전혀 무례하지 않아요. 식당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게 실례인 문화권에서 온 분들은 여기서 놀라기도 해요. 일하시는 분에 따라 사장님, 이모님도 자연스럽게 통해요.
계산. 회식에서는 어른이나 회사가 계산해요. 계산서에 손을 뻗지 않아도 돼요. 친구들 사이에서는 40대 미만이면 n빵이 기본이에요. 한 사람이 전체를 내고 카카오페이로 각자 몫을 요청해요. 둘이 만날 때는 나이 많은 쪽이 내고, 어린 쪽이 다음 잔이나 그다음 커피, 아니면 다음 식사를 내는 흐름이에요. 내겠다고 했다가 거절당하는 것도 이 흐름의 일부예요. 한 번 권하고, 그다음에는 고맙게 받으면 돼요.
계산은 계산대에서. 대부분의 한국 식당은 자리가 아니라 계산대에서 계산해요. 계산서를 챙겨서 나오면 돼요.
팁은 없어요. 식당, 카페, 택시, 호텔, 미용실, 배달 어디에도 팁이 없어요. 현금을 놓고 나오면 직원이 쫓아 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일부 고급 매장은 계산서에 봉사료를 넣는데, 기대되는 건 그게 전부예요.
나올 때. 잘 먹었습니다 한마디면 돼요. 계산한 어른에게도 하고, 일하시는 분들에게도 자주 해요. 이 가이드에서 가장 쓸모 있는 표현이에요.
음주 예절
술자리에는 규칙이 한 겹 더 붙어요. 따르는 행위가 있어서, 잔을 채울 때마다 위계가 작동하거든요. 여기서는 압축 버전을 다루고, 회식이 어떻게 차수를 넘어가는지와 빠지는 방법까지 전체 내용은 한국 음주 문화 가이드에 있어요.
자기 잔에 스스로 따르지 않아요. 가장 중요한 규칙이에요. 주변 사람 잔을 채워 주고, 빈 잔이 있는지 살피면 누군가 내 잔도 채워 줘요. 어른 앞에서 자기 잔을 스스로 채우는 게 외국인 거주자가 가장 자주 지적받는 실수예요.
두 손으로 따라요. 오른손으로 따르면서 왼손으로 팔뚝을 받쳐도 돼요. 잔은 두 손으로 받아요. 동갑에 친한 사이라면 한 손으로도 괜찮지만, 기본은 두 손이에요.
반쯤 남은 잔이 아니라 빈 잔을 채워요. 반쯤 남은 잔에 더 따르는 건 관습이 아니에요. 특히 어른의 잔이 비었는지 살피고 권해 드리면 돼요.
훨씬 나이 많은 분 앞에서는 살짝 돌아서 마셔요. 몸을 비스듬히 하고, 반대쪽 손으로 잔을 가려요. 젊은 세대는 덜 하는 편이지만 부모님, 배우자 부모님, 나이 차 많이 나는 상사 앞에서는 아직 표준이에요.
건배할 때는 잔을 어른 잔보다 낮게. 작고 쉬운 예의 표시예요.
부딪히지 않고 거절하는 법. 첫 잔은 받아서 입에라도 대요. 그다음에는 잔을 조금 남겨 두면 채워 줄 빈 잔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그 흐름에서 빠져요. 말로 해야 한다면 운전, 복용 중인 약, 항생제, 건강상의 이유 중 하나만 말해도 대화가 바로 정리되고, 아무도 더 캐묻지 않아요.
술 강권은 참고 견딜 일이 아니에요. 회식에서 술을 강요하는 건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규정에 걸려요. 최근 몇 년 사이에 분위기도 제도도 많이 바뀌었어요. 젊은 동료들은 일상적으로 거절해요.
조금이라도 마셨으면 운전하지 않아요. 한국의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은 0.03%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축이에요. 평균적인 성인이면 한 잔으로도 넘어갈 수 있거든요. 대리운전이나 택시를 이용하세요.
신발, 집, 손님 되기
신발은 벗어요
항상: 개인 집, 사찰, 게스트하우스와 한옥 숙소, 좌식 전통 식당, 탈의실.
자주: 병원과 작은 의원, 일부 학교와 사무실, 일부 옷 가게 피팅 공간, 좌식 자리가 있는 카페, 독서실.
신호는 높은 턱, 한 단 올라간 바닥, 입구의 신발장이에요. 문 앞에 신발이 줄지어 있으면 내 신발도 그 옆에 놓으면 돼요.
신발 코는 문 쪽으로. 벗은 뒤에 방향을 돌려 놓으면 나갈 때 바로 신을 수 있어요. 시키지 않아도 이렇게 해 두면 확실히 눈에 띄는 배려예요.
슬리퍼. 집 슬리퍼는 보통 내어 줘요. 화장실 슬리퍼는 화장실 문 안쪽에 따로 있고 화장실에서만 신어요. 그대로 거실로 나오면 진짜 실수예요. 그래서 양말이 중요해요. 구멍 난 양말은 농담이 아니라 진짜 걱정거리더라고요.
손님으로 갈 때
빈손으로 가지 않아요. 과일 상자, 케이크, 커피나 차 세트, 좋은 간식이 다 무난해요. 선물은 두 손으로 건네요. 초대한 분이 한두 번 사양하다가 받는 흐름은 자연스러운 거니까 당황하지 않아도 돼요.
집들이에는 전통 선물이 따로 있어요. 세제와 화장지예요. 살림이 잘 불어오르고 잘 풀리기를 바라는 말장난이 담겼어요. 농담 선물처럼 들리는데 완전히 진심이에요.
바닥에 앉는 자리. 많은 집과 전통 식당이 방석을 깔고 낮은 상에서 먹어요. 남성은 보통 양반다리, 여성은 다리를 한쪽으로 접는 편이에요. 다리를 쭉 뻗는 것, 특히 어른 쪽으로 뻗는 건 실례예요. 무릎이 힘들면 말하면 돼요. 아무도 손님이 아픈 걸 원하지 않고, 대부분 의자를 내어 줘요.
집 안을 돌아다니지 않아요. 침실이나 닫힌 문 안쪽은 서양 집보다 훨씬 확실한 사생활 공간이에요.
많이 먹으라고 권할 거예요. 한 번 사양했다가 결국 받는 건 모순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이에요.
주지 않는 선물
- 연인에게 신발. 그 신발을 신고 떠난다는 미신이 있어요.
- 칼이나 가위. 관계를 자른다는 뜻이에요.
- 주요 선물로 시계. 시간이 다 되어 간다는 연상이 붙어요.
- 4개짜리 세트. 숫자 4가 죽음을 뜻하는 말과 발음이 겹쳐요. 많은 건물이 4층을 F로 표기하는 이유예요.
- 빨간 펜으로 이름 쓰기. 일부 기록에서 고인의 이름을 빨간색으로 쓰거든요.
- 남자에게 초록색 모자. 중국 쪽에서 넘어온 표현인데, 바람과 얽힌 농담이 붙어 있어요.
하나쯤 틀려도 분위기가 깨지지는 않아요. 다만 다 쉽게 피할 수 있는 것들이에요.
공공장소
지하철
교통약자석은 각 칸 양 끝에 있어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이 장애인, 노인,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를 보호 대상으로 정하고, 버스와 지하철에 교통약자 편의시설로 우선석을 의무화하고 있어요. 지하철 한 칸의 적어도 10분의 1이 이 승객들을 위한 전용 공간이에요.
앉는다고 벌금이 붙지는 않아요. 법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지켜지는 자리인데, 그 압력이 꽤 강해요. 만원 열차에서도 비워 두고, 건강한 성인이 잠깐 앉기만 해도 다른 승객이 대놓고 한마디 하는 경우가 있어요.
분홍색 임산부 배려석은 별도예요. 국가 법령이 아니라 서울 메트로 같은 운영기관이 자체적으로 만든 자리예요. 여기도 비워 두는데, 초기 임신은 눈에 보이지 않거든요. 앉지 않아요.
일반 좌석과 어르신. 눈에 띄게 나이 많은 분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게 기본이고, 부탁받기 전에 먼저 일어서는 사람도 많아요.
통화. 조용히 하는 게 기본이에요. 길고 큰 통화는 시선을 받아요. 문자로 하면 돼요. 이어폰 없이 영상을 보는 건 진짜 결례예요.
혼잡한 열차에서는 가방을 내려요. 앞으로 안거나 발 앞에 놓으면 돼요.
내리는 사람이 먼저. 문 양옆으로 비켜서서 기다려요. 출퇴근 시간에 밀리는 건 나한테 그러는 게 아니니까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지하철에서 먹는 건 불법은 아니지만 눈총을 많이 받아요. 특히 냄새나는 음식은 더 그래요.
에스컬레이터, 줄, 문
에스컬레이터. 여기는 정말 바뀌는 중이에요. 2002년 월드컵 즈음에 오른쪽 한 줄 서기 시민 캠페인이 자리 잡았고, 2007년에 정부가 안전과 기계 마모를 이유로 양쪽에 서는 캠페인으로 바꿨어요. 그런데 2015년에 반발이 커서 그 캠페인도 접었어요. 2026년에 행정안전부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두 줄 서기 캠페인을 다시 시작했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의 첫 승강기 안전관리 기본계획에도 들어갔어요.
현장에서는 오른쪽 한 줄 서기가 붐비는 역일수록 아직 굳어져 있더라고요. 지금 기준으로 현실적인 선택은 오른쪽에 서서 손잡이를 잡고, 왼쪽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비워 두는 거예요. 다만 안내판이 다시 양쪽에 서라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건 알아 두면 좋아요.
줄 서기는 질서가 잘 잡혀 있어요. 지하철 승강장과 버스 정류장의 바닥 표시를 사람들이 실제로 지켜요.
문과 엘리베이터.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 주는 건 자연스러워요. 엘리베이터에서는 버튼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조작하고, 어른이 먼저 타고 먼저 내리는 게 기본이에요.
흡연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 최대 ₩100,000의 과태료가 나와요. 의무 금연구역에는 모든 음식점, 분식점, 제과점이 들어가고, 의료기관, 어린이집, 도서관, 교통 대기 장소와 승강장, 1,000제곱미터 이상 사무용 건물, 숙박시설, 실내 체육시설도 포함돼요. 별도로 밀폐된 흡연실은 설치할 수 있어서, 일부 건물에는 아직 흡연실이 남아 있어요.
알아 두면 좋은 게 두 가지 있어요. 유흥주점, 단란주점 같은 유흥 업종은 이 일괄 지정에서 빠져요. 다만 보통의 한국 술집은 대부분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서 금연이에요. 그리고 지자체가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 경계에서 30미터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정할 수 있어서, 학교 정문 앞 보도가 과태료 구역인 경우가 많아요.
흡연구역은 역 출구나 사무용 건물 근처에 많으니까 그쪽을 찾으면 돼요. 붐비는 길에서 걸으며 피우는 건 합법인 곳이 많지만 시선은 곱지 않아요.
확연히 나이 많은 분 앞에서는 먼저 물어보고 피워요. 법이 아니라 실제로 지켜지는 관습이에요.
쓰레기
일반 쓰레기는 우리 구의 종량제 봉투에 담아요. 편의점에서 살 수 있어요. 봉투는 구마다 달라서, 다른 구 봉투에 담으면 수거해 가지 않아요.
음식물 쓰레기는 따로 분리해요. 지정 봉투나 전용 통에 버리고, 아파트에서는 카드로 계량하는 기계를 쓰는 곳이 많아요.
재활용은 꼼꼼하게 분리해요. 종이, 플라스틱, 유리, 캔, 비닐로 나눠요. 아파트는 보통 정해진 날에 배출해요.
공공 쓰레기통은 거의 없어요. 쓰레기를 집까지 들고 가거나, 커피를 산 카페에 컵을 두고 나오는 게 일반적이에요.
층간소음
층간소음은 한국 아파트에서 심각하고 분쟁도 잦은 문제예요. 기준은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함께 만든 규칙에 있어요. 걷거나 뛸 때 나는 직접충격 소음은 낮 39데시벨, 밤 34데시벨이 1분 등가소음도 기준이고, 최고 소음도는 각각 57데시벨과 52데시벨이에요. TV나 스피커에서 나오는 공기전달 소음은 5분 기준으로 낮 45데시벨, 밤 40데시벨이에요. 낮은 06:00부터 22:00까지, 밤은 22:00부터 06:00까지예요.
이 기준에는 한계가 두 가지 있어요. 거주자에게는 이 수치를 지키려고 노력할 의무가 있을 뿐, 넘겼다고 과태료가 나오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 숫자는 분쟁에서 기준점 역할을 하지, 경찰이 개입하는 문제는 아니에요. 그리고 사람 목소리는 명시적으로 빠져 있어요. 말다툼, 고함, 큰 노랫소리는 층간소음 규정 밖이거든요. 다만 정도가 심하면 경범죄처벌법으로 다룰 수 있어요. 인테리어 공사 소음도 이 규정이 아니라 건물 관리 규약을 따라요.
실제로는 이렇게 하면 돼요. 밤 10시 이후에는 뛰거나 쿵쿵 걷지 않고, 늦은 시간에 세탁기나 청소기를 돌리지 않고, 일요일에 드릴을 쓸 일이 있으면 이웃에게 미리 알리고, 어린 자녀가 있으면 바닥 매트를 깔아요. 항의는 보통 노크나 쪽지로 먼저 오고, 그다음은 경찰이 아니라 관리사무소로 가요.
돈, 봉투, 선물
결혼식과 장례식
두 자리 모두 봉투에 현금을 담는 게 표준이에요. 구체적인 관습은 한국 결혼 문화와 한국 장례 문화 가이드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어요. 짧게 정리하면 흰 봉투, 빳빳한 지폐, 봉투에 이름 쓰기, 입구 접수대에서 건네기, 금액은 그 사람과 얼마나 가까운지에 맞추기예요.
공무원, 교사, 언론인을 상대할 때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흔히 김영란법이라고 부르는 법은 공무원, 공립과 사립 학교 교직원, 언론인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상한을 법으로 정해 놓았어요. 시행령이 정한 범위는 이래요.
- 식사: ₩50,000. 2024년에 ₩30,000에서 올랐어요. 그래서 예전 수치를 그대로 적어 둔 안내글이나 공식 요약 페이지가 아직 남아 있거든요.
- 축의금과 조의금: ₩50,000. 화환으로 대신하면 ₩100,000까지 가능해요. 둘을 함께 주면 합쳐서 ₩100,000 이내여야 하고, 현금 부분은 그래도 ₩50,000 이하여야 해요.
- 선물: ₩50,000. 다만 농수산물과 농수산물이 50% 넘게 들어간 가공품은 ₩150,000까지, 설과 추석 기간에는 ₩300,000까지 올라가요. 그 기간은 명절 24일 전부터 5일 뒤까지예요.
배송비는 선물 가액에 넣지 않아요.
이게 외국인 거주자에게도 생각보다 자주 걸려요. 아이 담임 선생님이나 같이 일하는 교수님도 적용 대상이거든요. 커피 한 잔은 괜찮지만 선물 세트는 아닐 수 있어요. 애매하면 카드가 정답이에요.
일상적인 선물
선물은 포장해서 두 손으로 건네요. 받은 사람이 그 자리에서 바로 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옆으로 치워 둔다고 서운해할 일은 아니에요. 받는 분이 한두 번 사양하다가 받는 것도 거부감이 아니라 예의거든요.
커피 쿠폰이나 케이크 같은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이제 가장 가벼운 감사 표시의 기본이 됐어요. 생일이나 도움받은 일에 자주 써요. 쓰는 방법은 카카오톡 문화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직장에서
직장 예절은 따로 한 편이 필요한 주제라, 한국 직장 위계 구조 가이드와 한국 회사 생활 가이드에서 제대로 다루고 있어요. 압축하면 이래요.
- 이름 대신 직함. 팀장님, 과장님, 대리님.
- 출근할 때 인사하고, 퇴근할 때도 한마디 남기고 나가요. 먼저 가보겠습니다처럼 간단한 말이면 돼요.
- 상사보다 먼저 나갈 때는 알리고 나가요. 이 관습은 많이 약해지긴 했어요.
- 회식에서 술을 따르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자잘한 일을 챙기는 건 막내 몫이에요.
- 상사 메시지에는 빠르게 확인 답장을 해요. 윗사람에게 보내는 한 단어 답장은 거의 다 넵이에요.
실제로 눈에 띄는 것들, 순위별
어디에 힘을 쏟을지 고른다면 이 순서예요.
- 자기 잔에 스스로 술 따르기. 매번 가장 눈에 띄는 실수예요.
- 가장 나이 많은 분보다 먼저 먹기 시작하기. 두 번째로 자주 걸려요.
- 어른에게 한 손으로 주고받기. 하루에도 여러 번 있는 일이라 계속 눈에 띄어요.
- 숟가락과 젓가락 동시에 들기. 끼니마다 초보 표시가 나요.
- 지하철 교통약자석에 앉기. 속으로만 넘어가지 않고 대놓고 한마디 들을 수 있어요.
- 식사 중 코 풀기.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안 좋게 받아들여져요.
- 밥에 젓가락 꽂아 세우기. 드물지만, 한번 하면 주위 사람이 진짜 불편해해요.
거의 다 넘어가 주는 것들도 있어요. 절 각도 틀리기, 말투 단계 헷갈리기, 직함 모르기, 누가 계산할지 잘못 짐작하기, 바닥에 오래 못 앉기, 술 안 마시기. 외국인 거주자에게는 이 모든 것에 넓은 관용이 적용되고, 노력이 보일수록 관용은 더 넓어져요.
짧게 요약하면
딱 이것만 기억하면 돼요.
- 두 손으로 주고, 받고, 따르기.
- 가장 나이 많은 분이 먼저 드실 때까지 기다리기.
- 밥과 국은 숟가락, 반찬은 젓가락, 하나씩.
- 자기 잔에 스스로 따르지 않기.
- 높은 턱이나 신발장이 있으면 신발 벗기.
- 팁 없음.
- 먼저 살피고, 그다음에 행동하기. 눈치 습관이 이 가이드에서 다루지 못한 나머지를 다 채워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