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와 구글 번역은 해결하는 문제가 서로 달라요. 파파고는 14개 언어를 지원하고, 네이버 서비스에 맞춰 텍스트, 음성, 이미지, 오프라인, 문서 모드를 갖추고 있어요. 구글 번역은 자체 앱스토어 소개에서 최대 249개 언어를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고, 카메라 번역과 Live Translate라는 실시간 대화 모드가 있어요. 파파고와 헷갈리기 쉬운 네이버 사전은 사실 번역기가 아니에요. 단어 단위 사전이거든요. 그리고 계약서, 임대차 계약, 병원 진료에서는 셋 중 어느 것도 혼자 믿고 쓰기엔 안전하지 않아요.
파파고와 네이버 사전은 다른 앱이에요
둘 다 네이버에서 나왔으니 헷갈리는 게 당연해요. 하지만 고객센터도, 목적도, 잘하는 일도 각각 달라요.
네이버 사전은 단어 하나가 필요할 때 쓰는 앱이에요. 뜻, 발음, 예문을 찾을 때요. 네이버 사전 고객센터를 보면 콘텐츠가 언어별 사전, 사용자 참여형 오픈사전, 그리고 일상과 학문 주제를 다루는 지식백과로 나뉘어 있어요.
네이버 사전에서 특히 알아 두면 좋은 기능이 두 가지 있어요.
- 일본어 발음 입력. 네이버 도움말에는 일본어 사전을 검색하는 다섯 가지 방법이 나와 있어요. 일본어를 직접 입력하기, 단어를 한글 발음대로 입력하기, 로마자로 입력하기, 필기 인식으로 글자를 손으로 그리기, 일본어 입력기(IME)로 입력하기예요. 한글로 아리가토라고 치면 ありがとう가 나와요. "arigato"라고 쳐도 똑같이 찾아 줘요. 일본어 단어의 소리는 아는데 글자를 입력할 줄 모를 때 유용해요.
- 한자 필기 검색. 네이버 한자 사전에서는 글자를 손으로 그리거나 모양으로 검색할 수 있어요. 읽는 법을 모르는 한자를 찾을 때 쓰는 기능이에요. 네이버 도움말에서도 바로 이런 경우를 위해 필기 인식기와 부분 모양 검색이 있다고 확인해 주고 있어요.
반면 파파고는 문장 전체, 대화, 문서를 번역할 때 쓰는 앱이에요. 번역할 게 단어 하나보다 많다면 파파고를 쓰면 돼요.
하려는 일에 맞춰 고르세요
간판이나 메뉴판을 읽어야 할 때
파파고 이미지 번역은 사진을 올리는 방식이에요. 사진을 끌어다 놓거나 첨부한 뒤 결과를 기다리면 돼요. 네이버 도움말에는 제한 사항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요. 이미지 번역은 로그인해야 쓸 수 있고, 한 달에 30회까지만 가능하며, 매월 1일 한국 시간 기준으로 초기화돼요. 20MB 미만의 JPG, JPEG, GIF, PNG 파일을 지원하고, 언어는 텍스트 번역과 같은 14개 언어예요.
구글 번역의 카메라 번역은 방식이 달라요. 휴대폰 카메라를 글자에 비추면 아무것도 올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번역해 줘요. 구글 도움말에는 두 앱 모두에 해당하는 주의 사항이 있어요. 번역 정확도는 글자가 얼마나 선명한지에 달려 있고, 작거나 흐리거나 장식이 많은 글자는 정확하게 번역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예요. 손글씨 메모나 멋을 낸 식당 간판이 카메라 번역이 가장 틀리기 쉬운 경우예요.
지금 바로 누군가와 대화해야 할 때
파파고에는 이런 상황을 위한 대화 번역 모드가 따로 있어요. 한 방향으로만 번역하는 음성 번역과는 별개예요. 네이버 도움말에서도 대화 번역이 기본 음성 모드와 구분되는 별도 기능이라고 확인해 주고 있어요.
구글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기능은 Live Translate예요. 구글 도움말에 따르면 말하는 사람이 바뀌는 걸 자동으로 감지해요. 마이크가 한 언어가 끝나고 다른 언어가 시작되는 순간을 알아채서, 두 사람이 따로 버튼을 바꾸지 않고도 번갈아 말할 수 있어요. 구글은 헤드폰으로 듣는 모드와 텍스트만 보여 주는 모드도 대안으로 안내하고 있어요.
단어 하나를 찾아야 할 때
이건 파파고나 구글 번역이 아니라 네이버 사전이 할 일이에요. 두 번역 앱은 텍스트 덩어리를 번역하도록 만들어졌지, 단어 하나의 여러 뜻, 품사, 용례를 사전처럼 정리해 주도록 만들어지지 않았거든요.
곧 오프라인이 될 때
파파고와 구글 번역 모두 오프라인 번역을 지원해요. 하지만 믿고 쓰기 전에 세부 조건을 꼭 확인하세요.
파파고 도움말에는 오프라인 모드가 텍스트만 지원한다고 분명히 적혀 있어요. 오프라인이 되면 음성 번역, 이미지 번역, 대화 번역이 모두 멈춰요. 오프라인 상태에서 누군가와 대화하거나 간판을 읽어야 한다면 파파고로는 해결이 안 돼요.
구글의 오프라인 모드는 내려받은 언어 팩으로 작동해요. 구글 도움말에 따르면 언어를 한 번 내려받아 두면 그 언어로 카메라 번역도 오프라인에서 쓸 수 있어요. 필요한 언어는 신호가 끊기기 전에 미리 내려받아 두세요.
문서를 번역해야 할 때
파파고에는 이미지 번역과 별개로 문서 번역 모드가 있어요. 네이버 도움말에 나온 조건은 이래요. PDF, HWPX, DOCX, PPTX, XLSX 파일을 지원하고, 로그인이 필요하며, 파일 하나당 20,000자와 20MB까지 번역할 수 있어요. 여러 쪽짜리 PDF라면 사진 한 장용으로 만들어진 이미지 번역이 아니라 이 모드를 쓰면 돼요.
파파고 웹사이트 번역은 종료됐어요. 웨일을 쓰세요
예전에 나온 파파고 소개 글 중에는 파파고 웹 안에서 웹사이트 전체를 번역하는 별도 도구를 설명하는 글이 아직 남아 있어요. 그 기능은 이제 없어요.
네이버 도움말에서도 직접 확인해 주고 있어요. 파파고 웹이 제공하던 웹사이트 번역 기능은 종료됐어요. 그 대신 파파고 번역 엔진이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에 들어갔고, 이제 웹사이트를 번역하려면 별도 파파고 도구가 아니라 웨일에 내장된 번역 기능을 쓰면 돼요. 예전 파파고 웹사이트 번역 메뉴를 찾는데 안 보인다면 이게 이유예요. 다른 서비스로 옮겨 갔거든요.
기계 번역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
파파고, 구글 번역, 그리고 카메라 기반 문자 인식 도구는 원래 만들어진 용도에는 잘 맞아요. 간판, 메뉴, 가벼운 메시지, 빠른 단어 검색 같은 것들이요. 하지만 문구를 정확히 옮기는 게 중요한 상황을 위해 만들어지지는 않았고, 두 회사 모두 그런 상황에서 믿고 써도 된다고 안내하지 않아요.
존댓말과 반말
한국어는 존댓말과 반말처럼 공손함과 격식을 문법 자체로 표시하는데, 영어에는 이런 구조가 거의 없잖아요. 영어에는 옮길 만한 같은 구조가 없다 보니, 기계 번역은 이 구분을 뭉개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정중하게 읽혀야 할 메시지가 너무 가볍게 나오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해요. 번역한 메시지를 상사, 집주인, 윗사람에게 보내기 전에는 가능하면 직접 읽어 보거나, 한국어를 하는 사람에게 말투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하세요.
계약서와 공식 문서
임대차 계약서, 근로계약서처럼 서명해야 하는 문서는 번역 앱 하나만 믿으면 안 돼요. 법률 문서에서 조항 하나가 잘못 번역되면 돈을 잃거나 예상치 못한 분쟁이 생길 수 있어요. 이런 문서는 앱의 번역 결과를 최종본으로 믿지 말고, 사람 번역가나 법률 상담을 받으세요.
의료 상황
의학적으로 중요한 상황이라면 번역 앱은 사람 통역사를 대신할 수 없어요. 서울시는 의료 현장에서 언어 장벽이 이해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때문에 MeSic이라는 이름의 동행 의료통역지원단을 만들었어요. 서울시가 인용한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에 따르면, 통역 없이 소통했을 때 의사 설명을 제대로 이해한 이주민은 24.5%에 그쳤고, 통역이 있을 때는 90% 이상이 이해했어요.
MeSic은 교육받은 의료통역사를 10개 언어로 지원하고, 서울시 외국인 포털에서 예약할 수 있어요. 1회 최대 4시간, 1인당 연 4회까지 이용할 수 있고, 수술, 입원, 중대한 진단 같은 상황을 위한 서비스예요. 이런 진료 일정이 잡혀 있다면 그 자리에서 번역할 생각을 하기보다 미리 사람 통역사를 예약해 두세요.
